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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떼인 돈 받아 내는 법

이슬아    02 Nov 2020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주거나 물건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음에도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수없이 연락하고 독촉한 끝에 마지못해 받아내긴 했지만 여전히 못 미더운 기한 없는 약속들…… 그래도 차일피일 대금 지급을 미룰지언정 연락이라도 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상대방이 아예 잠적해 버리거나 배 째라는 식으로 안 갚겠다고 나오면 정말 골치가 아픈 상황이 펼쳐집니다. 나름 차용증을 쓰거나 각서를 받아내 보지만 채무자가 연락을 피하며 매번 약속을 어길 때는 결국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호주에서는 이렇게 떼인 돈을 어떻게 받아낼 수 있을까요?  

돈을 떼였다고 해도, 무조건 변호사를 선임해 소장을 보내고 법정으로 사건을 끌고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수임료뿐만 아니라 소송 진행에 드는 시간이나 스트레스 등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심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돈을 되돌려 받는 채권 추심 방법을 정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소요될 비용 외에도 소송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민사채권 소멸시효 기간  

이 부분에 관한 법은 주마다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빚의 일부만 상환하거나 아예 상환한 적이 없을 경우엔, 채권이 발생한지 6년 이내에 법적 추심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채무자의 재산 파악 

시효 기간을 확인한 뒤에는 채무자 명의로 등록된 부동산이나 자동차 등의 재산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자의 개인 명의 혹은 회사 명의로 등록된 재산이 없는 경우,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채권 회수가 불가능해 실익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채무를 입증할 자료 준비 

돈을 빌려줄 때 혹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행했던 증빙서류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차용증, 계약서, 각서, 영수증, 혹은 채무자가 채무를 실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이메일이나 서류 등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한글로 된 서류라면 NAATI 자격증을 갖춘 전문 번역사를 통해 영어 번역본을 확보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증빙서류가 있어도 이 서류에 중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효용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애초에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공급 계약서 등의 서류를 작성할 때 ‘대금 미납 혹은 연체로 인한 채무 발생 시 이자및 추심 관련 비용(법적 절차 비용 포함)을 누가 부담할지’에 관한 명확한 조항 같은 것이 그러한 중요 조항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조항은 되도록이면 꼭 포함시키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추심을 위한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 후, 상황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혹은 변호사를 통해 연락을 취하는데, 이 단계를 통해 채무자와 상환 기간 및 액수를 새로 정하는 차용증을 작성하거나 빚의 일부를 변제받기도 합니다.  

변호사를 통해 연락할 경우에는 채권이 발생한 배경, 채권의 액수 및 상환 기한과 방법이 명시된 우편물, 즉 ‘레터’를 채무자에게 발송합니다. 법무법인의 이름과 로고가 새겨진 종이에 인쇄된 레터가 나가면 일이 신속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레터를 받고도 채무자가 아랑곳하지 않는 경우엔 레터에 명시된 상환 기한이 지난 후 바로 소송을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송 제기  

채권 금액에 따라Magistrates Court 혹은 Local Court (지방법원), County Court 혹은 District Court (고등법원), 또는 Supreme Court (주(州) 대법원, 최고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법원 혹은 변호사를 통해 정확한 소송 제기 가능 상한액을 확인한 후 해당되는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상위 법원에 접수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커지거나 절차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불필요한 비용이나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에 변호사를 통해 적절한 법원에 서류를 접수하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변호사 없이 개인이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며, 소송 제기 및 재판 절차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각 법원의 웹사이트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소송은 소장 및 관련 증거 서류를 준비하여 법원에 접수하고 상대방에게 송달하는 절차로 시작됩니다. 법적 채권 추심 절차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이 절차는, 채권이 발생된 경위, 확보 가능한 입증 자료 및 그 자료의 정확도, 채무자와 채권자 간에 이루어진 합의사항 및 변제에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 채권의 총액 등 채권 채무 관계에 대한 전반적이고도 정확한 사항을 담아야하므로 사실상 소송의 초석이 되는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채권의 성격에 따라 Victoria 주의 VCAT (Victorian Civil and Administrative Tribunal), NSW 주의 NCAT (NSW Victorian Civil and Administrative Tribunal) 등을 통해서도 변호사의 도움 없이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여 신속하게 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의 답변서 제출과 재판  

채무자는 소장이 송달된 이후 28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합니다. 이렇게 채무자가 답변서를 제출하게 되면 서로 필요한 증거들로 법정공방을 통해 재판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윽고 소송 절차가 마무리 되어 판결이 내려지면, 채무자가 개인인지 회사인지에 따라 판결을 집행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채무자의 재산 조사 및 은행 계좌 압류 등이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채무자가 개인인 경우, Australian Financial Security Authority (호주 금융 안전청) 를 통해 bankruptcy notice (파산 통지서)를 접수하고 이를 채무자에게 송달한 후, Federal Court (연방 법원)을 통해 채무자를 파산시켜, 앞서 판결로 확정된 금액 중 파산 절차에 따른 배당을 받아 일부라도 변제 받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회사인 경우에는, 변제 불능으로 간주된 회사에 statutory demand (법정 청구서)를 송달한 후, Federal Court (연방법원) 혹은 Supreme Court (주 대법원)를 통해 winding-up (법인 파산) 신청을 하여, 채무자 회사의 재산에 대해 채권 회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이든 회사든  파산 절차 진행시 다른 채권자들이 존재하거나 잔여 재산이 전체 채무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하여 판결로 인정된 금액의 100%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아예 회수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로 형사 처벌도 가능한가?  

한국에서 종종 악질적인 채무자를 사기죄로 고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할 경우,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호주에서도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호주 법 제도상 경찰이 보기에 어느 정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어야 관심을 갖고 조사에 착수하여 추후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수사가 진행되거나 기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실제로 형사 처벌까지 이뤄지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이는 사기죄로 채무자를 기소하기 위해 채무자가 채권자를 속였다는 사실, 그리고 속이고자 한 의도나 고의성 등을 경찰에서 입증해야하는데, 만약 채권 발생 당시 이러한 고의성이 없었다거나 이후 빚을 일부라도 상환했을 경우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돈을 갚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개인과 회사가 채권 추심 관련 문제들로 인해 시간 및 비용 낭비를 겪을 뿐 아니라 장기적 · 단기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곤 합니다. 더는 시간과 비용과 에너지가 쓸데없이 소모되지 않도록,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채권 추심을 진행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라는 말처럼, 채권 채무 관계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함으로써 관련 계약서를 꼼꼼히 준비하여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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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외부전문가 기고] 호주 무역사기 사례와 피해 예방책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무역 시장에 뛰어들면서 해외 업체와의 계약 형태가 다변화하는 가운데, 무역사기의 유형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역사기는 동남아시아나 유럽, 또는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호주 또한 무역사기의 오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해외 업체와 거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해당 국가에서의 평판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은 바로 유효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계약서나 구두약속만을 근거로 거래를 체결할 경우, 상대 측의 변심으로 인해 상당한 손해를 입고도 해외라는 지리적 제약 때문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호주에서 실제 발생한 한국업체의 피해사례와 더불어 이러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례 1: 선적불량 사기 철강 관련 상품을 다루는 무역업체인 A사는 해외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던 중 호주의 철강 제조업체인 코알라 사와 접촉하게 된다. A사는 코알라 사를 통해 알루미늄을 납품 받아 중국 고객에게 판매하기로 하였다. 좋은 거래를 성사시켜 기뻤던 A사는 코알라 사에 약 1억 5천만원의 착수금을 지불하였고, 코알라 사가 알루미늄을 중국 고객사에 바로 수송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도착한 상품은 계약 수량에 턱없이 못미쳤고, A사는 고객사에게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후 A사는 코알라 사에 착수금 및 배상금 환급을 요구했으나, 코알라 사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합의를 차일피일 미뤘다. *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 먼저, 해외 업체의 경우 담당자를 직접 만나거나 회사를 실제로 확인하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 변호사 등을 통해 해당 업체의 정확한 위치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계약 단계에서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위 사례의 경우 납품업체가 선적하는 상품의 품질 및 수량을 중간에서 검수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코알라 사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 및 배상 책임 소재 등의 확인이 꼭 필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사는 ASIC 등록정보 조회를 통해 관련 판결문 유무를 확인하여 해당 업체가 기존에 사기행각 등에 연루된 기록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 계약 불이행에 대한 배상이 불가할 경우 해당 업체의 등기이사에게 개인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등기이사의 개인 소유 자산 유무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3개국이 연관되어 거래가 발생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계약서 상 사법권을 명시해 각국의 현지 변호사 등의 도움으로 법적 책임 공방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결제 사기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기계설비 제조업체인 B사는 2018년 호주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캥거루 사와 계약을 맺고 서면계약서를 교환한 뒤 약 2억 4천만원 상당의 기계를 납품하였다.  캥거루 사는 예치금을 우선 지불한 뒤 잔금은 4회에 걸쳐 후불로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B사는 이를 믿고 기계를 배송했지만, 캥거루사는 기계를 받고 난 뒤 정해진 날짜에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 B사가 연락을 취하자, 캥거루 사의 매니저는 내부 사정을 들며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B사는 몇 달을 기다렸지만, 결국 2019년 말에는 캥거루 사와의 연락이 완전히 두절되었다.  *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 해당 사례의 경우 서면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B사는 계약서의 효력만 믿고 금전가치가 큰 기계를 해외로 선적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가 상대 업체의 사법관할 국가의 계약법에 상응하는 형태로 작성되지 않았다면, 상대 측의 잘못으로 피해를 본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대응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B사가 계약서 작성시 상대 업체가 대금 지불을 미루거나 거절하는 경우를 대비해 상대방의 특정 자산에 대해 계약상 의무 불이행 시 채권자가 담보권을 가지도록 하는 조항을 마련했다면 더욱 신속한 해결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이 아닌 호주의 담보설정법에 상응하는 조항을 삽입해야 합니다. 호주에서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이와 같은 담보권을 계약서 상에 생성할 수 있으며, 대금 미지급 시 특정 자산을 해당 업체에서 직접 가지고 나오는 것 역시 조항 삽입 여부에 따라 가능합니다.  추가적으로, A사와 B사는 계약 시 상대 업체의 대표들에 개인 보증 (Director’s guarantee)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계약을 맺은 뒤 상대 업체가 회사를 닫아버릴 경우를 대비해, 미지급된 대금을 회사 최고책임자로부터 개인적으로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됩니다.  만약 상대 측에서 개인 보증을 거절할 경우, A사와 B사는 대안으로서 은행 지급 보증 (Bank guarantee)을 요청해 상대 업체들이 계약을 불이행할 시 은행을 통해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역시 호주 상거래법 관행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변호사의 도움이 없이는 계약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설정하기 어려운 대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역사기를 완전히 피할 수 있다면 좋겠으나 리스크를 감수하고 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 계약 전 및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이와 같은 법적 대책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사기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대응을 통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지 법무법인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성일: 2021년 9월 10일  작성자: 홍경일 대표변호사, 이슬아 변호사 작성도움: 이수민 법률사무원(Paralegal)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 코트라 웹사이트에 게재된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주세요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8/globalBbsDataView.do?setIdx=246&dataIdx=190736&pageViewType=&column=&search=&searchAreaCd=&searchNationCd=&searchTradeCd=&searchStartDate=&searchEndDate=&searchCategoryIdxs=&searchIndustryCateIdx=&searchItemCode=&searchItemName=&page=1&row=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