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얼마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유언장에는 어머니의 예금의 일부와 주택을 딸인 제게 물려 주겠다고 쓰여져 있었는데, 문제는 집의 상속 조건으로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될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생전에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만 저는 아무 종교에도 관심이 없기에, 이 조건을 듣고 당황하였습니다. 이러한 상속 조건은 법적으로 인정되나요?
A :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유산 상속 조건이 법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만약 상속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에 주택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부분이 유언장에 적혀 있다면 이 조건이 실행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어머니 유언의 의미를 곰곰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유언장에는 원칙적으로 상속 대상과 상속 방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유언의 자유 '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유산상속 조건이 (1) 명확하고 (2) 달성 가능하며 (3) 공공 질서에 반하지 않는 것이면 그 조건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2014 년 NSW 주 대법원의 Carolyn Margaret Hicken v Robyn Patricia Carroll & Ors (No 2)의 판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버지의 유언장에는 유산을 상속받는 조건으로 여호와의 증인이었던 자녀들이 "아버지의 사후 3 개월 이내에 가톨릭 교회의 세례를 받는 것 '이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자녀들은 위의 조건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공공 질서에 위배된다”라고 주장했는데, 이 조건이 “종교 차별적이며 가족간의 불화를 낳고, 보편적 인권과 자유의 개념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조건은 자녀들에게 개종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무효로 할 정도로 공공 질서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즉, 자녀들은 개종하여 유산을 받든지, 아니면 유산을 포기하고 자신의 종교를 유지할지에 대한 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공공 질서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덧붙여서, 해당 조건은 명확하고 달성 가능하다는 판결도 내려졌습니다. 자녀들이 그 조건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의 상속 방법이 유언장에 명기된 것도 이 같은 판결이 내려진 큰 요인이었습니다
처음 소개한 사례도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유산상속 조건이 딸의 개종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상속 조건을 충족시키 못하여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유산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에라도 이 분이 전혀 아무것도 상속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Succession Act 2006 (NSW) 법률로 정해진 Family Provision 제도에 따라 유언장의 내용과 관계없이 자녀가 어머니의 유산의 일부에 대해 상속권을 주장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amily Provision의 상속 청구권에 대해서는 별도의 칼럼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