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시드니에 거주하는 싱글맘입니다. 2년 전에 이혼하고 지금은 14세 된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혼 후 양육관련 재판에서 전남편은 2주에 한 번 주말을 딸과 보내야 한다는 법원 명령을 받았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사춘기 때문인지 "이번 달은 아빠한테 가기 싫다"고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남편은 계속 딸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딸이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만나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A: Family Law Act에 의거한 이 친권 명령은 아버지와 딸과의 만남을 명령하는 동시에, 어머니에게도 "둘의 만남을 막아서는 안 된다" (65N조(2)항)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 이는 적극적으로 만남을 방해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방해, 즉,"대상자가 법원 명령에 따르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을 경우" 에도 법원 명령 위반(70NAC조(a)(2)항)에 해당합니다.
위 조항의 '충분한 노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딸에게 아버지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식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호주의 가족법은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딸의 의견보다는 (약간 강제적으로라도) 부모 자식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딸에게 "아버지를 만나러 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노력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버지가 가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어머니가 '법원명령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노력"이 "충분한 노력"으로 여겨질 지는 아이의 연령이나 환경 등에 의해 개별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며, "이 정도의 노력을 하면 충분하다" 라고 명확하게 제시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사례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이미 가정 법원에서 내려진 친권명령의 내용에 대한 변경을 법원에 요청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딸의 면회 교류의 빈도를 줄이는 등이 그것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여러 판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아버지와 만남을 더이상 지속하고 싶지 않은 자녀의 의견을 고려해 면회가 정지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법원은 자녀의 변덕을 이유로 친권 명령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는 일단 먼저, 아버지와 딸이 앞으로 어떻게 만남을 이루어 나갈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