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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변호사 분류 - 솔리시터와 배리스터

강현우    01 Mar 2019


호주에서 변호사는 Solicitor와 Barrister로 분류됩니다. 모두 Lawyer라고 표현하지만, 하는 역할은 다릅니다.  

Solicitor는 의뢰인과 직접 관계를 맺어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입니다. 의뢰인을 만나 조언을 하고, 계약서나 유언장 등 서류를 준비하며, 상대방에게 보낼 문서를 작성하여 송부하고, 법원에 출석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합니다. 만약 Barrister가 필요할 경우, 의뢰인의 예산에 따라 적합한 Barrister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Solicitor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법원 밖에서 보내며, 의뢰인의 일반적인 법률 업무를 담당합니다. NSW의 경우 Solicitor들은 Law Society NSW의 소속입니다.  

Barrister는 법원에서 의뢰인을 대변하는 변론 전문 변호사입니다. 일반적으로 Barrister들은 정해진 분야의 판례법이나 사례에 풍부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법원에서의 진술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Barrister들의 업무는 주로 법정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NSW에서 Barrister들은 NSW Bar Association의 소속입니다.  

NSW에서 모든 변호사는 Barrister 와 Solicitor 로 임명이 됩니다. 호주에서 변호사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대학 학부과정으로 법학(LLB 과정)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법학도들은 반드시 복수 전공을 해야 하며 5년에 걸쳐 공부합니다. 때로는 추가 전공의 학사 규정에 따라 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학부를 졸업한 뒤, College of Law에서 Practical Legal Training (PLT: 실무 수습) 과정을 마치면 정식 변호사로 임명됩니다. 

최근에는 Juris Doctor (JD)라는 과정을 통해서 변호사가 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미국의 JD 과정을 본떠서 만들어진 시스템으로서, 학부에서 법학이 아닌 다른 분야를 전공했지만, 변호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입니다. ‘대학원’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JD는 석사도 박사도 아니며 Post-graduate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JD 과정은 일반적으로 3년 정도 소요되며, LLB 과정과 마찬가지로 졸업 후 동일하게 연수 과정인 PLT를 마쳐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Legal Profession Admission Board에서 운영하는 Diploma in law 과정을 통해 변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변호사로서의 자격을 주는 전문대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서는 약 3~4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현재 다른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동시에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밟고 싶은 사람들이 part-time으로 많이들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위 과정을 마쳐 변호사로 임명되면 본격적으로 법률 전문가로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의 변호사는 Solicitor로 일하며 로펌, 정부 기관,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근무합니다. 

 

예전에는 Barrister와 Solicitor 간에 차이점이 많았습니다. Solicitor는 법정에 설 수 있는 여지가 없었고, Barrister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제약들이 많이 없어져 Solicitor가 법정에서 변론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Barrister가 소송을 당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Barrister의 업무상 특징 중 하나는 의뢰인과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Barrister는 개인 광고를 낼 수도 없고 오로지 Solicitor를 통해서만 의뢰인과 접촉할 수 있습니다. 모든 Barrister는 변호사 개인 명의로 일을 해야 하며 법무법인에 소속되거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없습니다.  

Barrister sole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변호사로 임명이 된 후 추가 과정을 마쳐야 합니다. Bar examination 시험에 합격한 후, 경험이 풍부한 Barrister 밑에서 약 1년 정도의 Bar Readers’ Course를 마쳐야 합니다. 추가 과정을 밟아 Barrister가 되는 이유는, 더욱더 전문적인 지식을 키우고 싶거나 법정에서 직접 변론을 하고 싶거나 의뢰인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경우 등 다양합니다.  

 

형법 분야에서 Solicitor와 Barrister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느 법률 분야이든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은 큰 도움이 되겠지만, 상대적으로 형사 사건에서는 특히 그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이나 폭넓은 경험이 없다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검사나 국선 변호사 출신, 또는 형법 전문 회사 변호사 출신이 아니라면, 변호사로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사 사건의 경우 형법을 전문으로 다룰 줄 아는 변호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General practice를 하는 변호사들의 경우, 자신들의 형법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Barrister를 바로 선임하여 같이 사건을 진행하곤 합니다. 이처럼 형법 지식이 부족하여 Barrister를 끌어들이는 경우라면 변호사 비용은 두 배가 되면서도 실질적으로 Solicitor가 하는 역할은 별로 없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Magistrates Court에서 진행되는 사건들은 초기 서류 작성부터 공판에서의 변론까지 모두 Solicitor가 할 수 있습니다. Magistrates Court에서 공판 절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형법을 제대로 다루는 변호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주 복잡한 사건이거나 징역을 받을 위험이 매우 큰 사건이라면 때에 따라 Barrister를 선임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법원 또한 간단한 사건임에도 Barrister를 통해 사건을 처리하는 변호사들을 그다지 곱게 보지 않습니다. 변호사 비용 청구 사건 중 Barrister를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던 사건들의 경우, 해당 Barrister 비용은 의뢰인을 위한 것이 아닌 소위 ‘돈 낭비’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 지급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들이 있을 정도로 이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입니다. 

심지어 음주운전이나 부주의 운전, 단순 폭행 같은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한 경우에 진행되는 Sentencing hearing(양형 심리)마저도 Barrister를 통해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그 변호사가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간단한 사건의 보석 신청도 형법 전문 변호사라면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루 이상 걸리는 보석 신청이 아니라면 Barrister를 선임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형법의 기본적인 지식도 없으면서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변호사를 가려내려면 형법의 아주 기초적인 Prima Facie case가 무엇인지, May v O’Sullivan 판례가 무엇인지 정도만 물어보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Barrister라는 카드는 언제 써야 하는 걸까요? Barrister는 District Court에서의 배심원 재판에는 꼭 필요합니다. District Court에서 배심원이 동원되는 재판에서는 검사 측도 Barrister를 고용하게 됩니다.  

보통 Barrister를 써야 할지 아닌지, 그리고 쓴다면 언제 써야 할지는 의뢰인이 처음 접하게 되는 Solicitor의 조언을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형법의 경우라면 형법 전문 변호사를 통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형사 사건으로 기소가 되었다면 형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변호사를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쓸데없이 돈을 허비하고도 귀중한 시간을 날려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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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사건

아무래도 호주법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재판 중 하나가 가정폭력 사건일 것입니다. 가정폭력이란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난 폭력 사건을 말하지만, 연인 관계나 같이 사는 쉐어 관계도 포함이 됩니다. 폭력은 피해자에 대한 물리적인 신체적 폭행 뿐 아니라 기물 파손, 위협 등 폭력성 범죄가 모두 포함됩니다.   저도 검사 시절부터 변호사인 지금까지 수많은 가정 폭력 관련 사건과 재판을 다뤄봤는데, 최근에 꽤나 특이한 경우를 보게 되어 이렇게 칼럼을 통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A씨와 B씨는 연인 관계이고, 동거한지는 약 1년 정도 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 사이의 다툼이 집 안에서 서로 치고받고 밀치는 등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남자가 경찰서에 가서 본인이 폭행을 당했다 신고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담당 경찰은 남자의 얘기를 듣고, 둘이 서로 싸운 것으로서 특별히 어느 한쪽을 일방적인 가해자로 판단하기 어려워 사건을 그대로 마무리 하려고 했습니다. 종종 이렇게 피해자가 남자인 경우 경찰이 이런 태도를 보일때가 있습니다. 만약 여자가 와서 본인이 폭행 당했다라고 주장했더라면 바로 남자를 구속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후 여자는 남자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은 모른 채, 시드니의 한 변호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변호사로 임명되지 1년이 채 안 된 여자 한인 변호사였습니다. 그녀는 사건 얘기를 듣고 본인이 AVO 를 신청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AVO 는 NSW에서 폭행 금지 명령이고, QLD 에서는 이를 Protection Order 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폭행 금지 명령(AVO나 PO)이란 피해자가 상대로부터 위협을 느낄 경우 법원에 신청하여 받을 수 있는 명령(Order)으로서, 기본적으로 폭행, 위협, 기물 파손 금지가 들어가고, 추가로 접근 금지나 연락 금지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여자로부터 진술서를 서면으로 받았습니다. 변호사는 이 진술서를 바탕으로 사건에 대해 영문으로 자세하게 서술하였고 대부분을 직접 쓴 뒤 여자로부터 싸인을 받았습니다. 여자는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 변호사가 영문으로 번역 및 대필한 본인의 진술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였으나 변호사를 믿고 싸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둘은 경찰서에 가서 사건을 신고하며 법원에 폭행 금지 명령을 신청해달라고 요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경찰은 이 진술서를 읽어보더니 오히려 여자를 기소한 것이었습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자 여자는 다른 변호사를 찾게 되었고 제가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알아본즉슨, 진술서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진술서에 기재된 내용을 보니, A와 B  사이에 말다툼을 하다가 여자가 남자에게 물을 끼얹었다고 되어 있었고, 그후 남자가 여자를 밀고 폭행을 하였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여기서 물을 끼얹은 행위가 폭행이기에, 여자가 폭행을 시작하였다 판단을 하고 여자를 기소한 것입니다. 그전에 남자 측에서 먼저 경찰에게 진술했던 내용이 경찰 시스템에 있었는데 그 내용만으로는 누가 먼저 폭행을 했는지 판단이 어려워 사건을 종결하려 했으나 오히려 여자의 진술로써 정확한 증거가 확보되었고 이에 여자를 기소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그 변호사는 진술서 작성을 하면서 물을 끼얹는 행위가 폭행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고 이런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하는 것 자체가 진술인의 폭행을 인정하는 자백이 되어 되려 기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것조차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며 수임료까지 받았으니 정말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전문가를 찾을 때는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도움을 받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변호사 때문에 오히려 기소가 되는 꼴을 겪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 제대로 잘 알지 못할 경우엔 더욱 더 조심해야 하는 법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줍잖은 아는 척이 더 큰 문제를 낳습니다. 결국 그 변호사를 상대로 변호사 협회에 신고가 들어갔고, 그녀는 징계를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은, 변호사라 해서 모든 법률을 다 깊이있게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험과 경력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변호사 타이틀만 가지고 틀린 조언을 주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워마드'의 '호주국자' 사건

2017년경,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호주 국자 사건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사건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와있으나,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 워마드라는 홈페이지에 ‘하용가젠시병자59’ 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회원이 ‘자신은 호주에 살고 있으며 서양 남자 어린이를 강간하겠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들을 올렸습니다. 글쓴이는 본인이 아이를 성폭행하고 영상을 찍었다 주장하며, 잠자는 남자아이의 사진 및 성폭행 장면으로 의심되는 섬네일 및 다수 영상을 첨부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인지하게 된 호주인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2017년 11월 20일 다윈에서 ‘호주국자’라는 유튜버가 방송 중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그녀는 오페어(au pair)라고 하는, 가정집에서 보모일을 하며 하숙을 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집 주인도 자신들의 아이를 돌보던 보모가 이렇게 체포가 되면서 많이 놀랐던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글의 내용대로 아동 강간 및 동영상 촬영 관련 사건이 있을 거라 의심하여 체포를 하였으나, 수사 후 실제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입증할 수 없어, 그녀의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나온 사진들만을 토대로 ‘아동 착취물 소지 및 배포’ 혐의로 구속하게 됩니다. 실제 워마드에 올라간 글이 그녀가 쓴 글이라고 입증되지 않았고, 그녀의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 또한 그녀가 찍은 것이라고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그녀는 국선변호인를 통해 보석 신청을 하였으나, 도주 우려 위험 및 증거 훼손 가능성으로 보석이 기각되었습니다. 당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선변호인를 통해 신청을 했기에, 보석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후 다음 재판 일정은 약 2달 후로 잡히게 되고, 판사는 검찰과 경찰에 증거 제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국에 있는 그녀의 지인을 통해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 저는 담당 검사 및 경찰과 직접 통화하여 본 사건에 대해 파악을 했습니다. ‘아동착취물 소지 및 배포’ 사건은 사진이나 영상의 수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는데, 본 사건은 그렇게 심각한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사진의 수위가 그렇게 높지 않았고, 피고인은 전과가 없는 초범이었기에 설령 유죄 판결이 난다 하여도 실형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초기 상담을 진행하고 안내를 해주었으나, 그녀의 가족들을 골드코스트에 있는 다른 한인 변호사를 수임하여 재판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후 약 5개월이 지난 2018년 4월쯤, 그녀가 제게 직접 연락을 하여 그동안 재판 진행이 어떻게 되었는지 듣게 되었습니다. 주 대법원 보석 심사 재판을 통해 보석을 받긴 했는데 그 전까지  5개월여를 감옥에서 보냈고, 현재는 비자가 취소된 상태이기에 수용소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본 사건은 처음부터 보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유죄가 되더라도 실형 가능성이 매우 낮은 범죄였고 집행유예가 충분히 가능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5개월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것입니다. 저는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변호사와 통화를 하였고, 그 담당 변호사가 본 사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하였고,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검사조차도 왜 이런 사건이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고 피고인을 5개월동안이나 구속된 상태로 두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그동안은 지인들이 자기 사건을 처리해주었지만 이제 스스로 상황 파악이 되고 직접 하겠다고 하며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이전의 변호사에게 사건 관련 파일을 넘겨 받으려 했으나, 그 변호사는 미납된 비용이 있다며 주지 않았습니다. 이미 $20,000 이상을 지불 한 상태였는데, $10,000 이상을 더 내놓으라 하는 것을 보니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전변호사의 행태와 잘못된 조언 및 비용과 관련해 다투자고 하였으나, 그녀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그저 하루빨리 본 사건을 마무리 짓기를 원했습니다.   결국 저는 검사를 통해 모든 파일을 받게 되었고, 사건 파악 후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기소 내용을 유죄 인정하는 대신, 집행유예로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본 사건은 진작에 이렇게 했더라면 약 한두 달 내로 마무리 되었을 것입니다. 감옥에서 5개월 동안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재판을 6개월간 지지부진하게 끌 필요도 없었습니다. 또한 $20,000 이상의 비용을 쓸 필요도 없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담당 변호사의 무능력 혹은 장난질로 의뢰인만 엄청난 피해를 본 것입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최선’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절대로 ‘자기 자신의 최선’을 위해 일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호사가 제대로 사건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혹은 자신의 수임료를 올리기 위해 잘못된 조언을 하거나 의뢰인에게 손해가 되는 일을 하곤 합니다. 본 사건도 의뢰인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능하거나 이기적인 변호사에게 일신의 중요한 사건을 맡김으로써, 너무나 큰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판례로 보는 성폭행 1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성폭행 사건은 배심원 공판까지 가게 됩니다. 이번 칼럼에서 다룰 내용은 실제 제가 담당했던 사건이며 성공적으로 변호하여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입니다.     K 씨(남)는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Y 씨(여)를 만나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날 둘은 서로 SNS 아이디를 주고받고 헤어졌습니다. 그 후 며칠간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연락을 하다 약 일주일 후쯤 다시 만나게 되는데, 만나서 저녁을 먹고 데이트를 하고 술을 마셨습니다. 이날 둘은 키스를 하게 되었고 K 씨가 Y 씨를 집에 데려다주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K 씨는 Y 씨와 남녀 관계로서의 만남을 추구했으나, Y 씨가 자신은 호주에 공부를 하러 왔기에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 후 둘은 한동안 만나지 않다가, K 씨가 본인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연락을 하자 Y 씨가 ‘가기 전에 보자’고 하여 둘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날 둘은 저녁 식사 후 한 한인 식당에서 약 4시간 동안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식당 CCTV를 보면,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얼굴을 어루만지기도 하며 술을 따라주고 마시면서 애정 행각을 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새벽 2시쯤 둘은 나와서 K 씨의 아파트로 갑니다. 여기서부터 진술이 엇갈리는데, Y 씨는 경찰에 ‘본인은 술을 마시다가 기억이 끊겼고, 다음 기억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였다’고 했습니다. 그다음 기억은 K 씨가 자신의 위에서 성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는데, 본인은 거부를 하고 밀쳤으나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식당이나 아파트의 CCTV의 내용은 달랐습니다. 한인 식당에서 나올 때 그들은 손을 잡고 있었고 서로 허리를 잡거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연인처럼 걸어 나갔습니다. 아파트 입구 CCTV에도 둘이 손을 잡고 키스를 하며 웃으며 올라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Y 씨와 K 씨가 아파트에 들어가고 약 4시간 후 Y 씨가 아파트에서 나오는데, CCTV를 보면 Y 씨는 매우 화가 나있고 물건들을 던지며 나옵니다. 그 후 Y 씨가 다시 아파트 문을 두드리고 자신의 신발을 가지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는데, 다음 CCTV의 장면은 Y 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바닥에 쓰러져 걷지를 못하며 기어가는 것입니다. 그때 다른 사람이 와서 Y 씨를 도와주고 그녀는 본인이 성폭행 당했다고 하여 경찰이 오게 됩니다.    K 씨는 이로 인해 성폭행으로 기소되고 구속되었습니다. 구속된 상태에서 제게 연락을 하였고 저는 바로 다음날 보석 재판을 준비하여 K 씨는 보석을 받아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K 씨의 주장은 이랬습니다. “둘이 술을 마실 때 분위기가 좋았고, Y 씨가 먼저 내 아파트에 가자고 해서 가게 되었다. 아파트에 들어간 후, 오히려 Y 씨가 적극적이었고 둘이 관계를 갖게 되었다. 당시 나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라 성관계를 하기가 힘들어 안 하려고 하였으나, Y 씨가 워낙 적극적이어서 꽤 오랜 시간 시도를 하였다. 그래도 내가 계속해서 제대로 하지 못하자, Y 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옷을 챙겨 나갔다. 나는 너무 당황한 채 그녀를 내보냈는데, 곧 경찰이 와서 체포가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둘이 식당에서 했던 행동, 아파트에 가기 전 행동, 엘리베이터를 올라갈 때 행동, 그리고 이후 4시간 동안 방에 함께 있었다는 물적 증거인 CCTV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기소하였고 재판을 강행하였습니다. 이런 사건이 기소되었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볼 수도 있으나 호주에서는 충분히 기소될만한 사안입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있었고, 그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가 다른 사람에게 성폭행 당한 것 같은데 피해자 본인은 당시 너무 취해서 기억을 하지 못하므로, 그 ‘정신이 없고 기억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진 관계는 성폭행이라는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배심원 공판이 진행되어 12명의 배심원 앞에서 진술하고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위에 언급한 모순들과 문제점들을 지적하였고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반박하였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하지 않고 기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성폭행 사건, 특히 배심원 재판에서는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호주는 문화상, 성폭행 피해자가 거짓말로 본인이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하거나 진술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합의 제도가 있는 게 아니고, 설마 돈이나 다른 목적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기에 오히려 그렇게 공격을 했다가는 역공 당할 수 있습니다. 여성 피해자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갈 경우, 오히려 배심원이 변호인단을 싫어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결론은 무죄였습니다. 당연히 받아야 할 결과였습니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본 사건의 피의자/피고인이었던 K 씨는 이로 인해, 한국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몇 년간 재판을 받으며 변호사 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나, 이를 보상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호주의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그만큼 조심해야 합니다.  


성폭행(강간)이 성립하려면

호주에서 배심원 공판을 끝까지 가는 사건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성폭행(강간) 사건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목격자 없이 두 사람만 있는 곳에서 일어난 경우가 많고, 둘만이 알 수 있는 ‘합의 하의 관계였는지 아니었는지’가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맡았던 성폭행 관련 사건만도 수십 건이었는데, 공판을 끝까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과 호주는 이와 관련된 법률에도 차이가 많고, 절차도 다르다 보니 한국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호주 성폭행 범죄 관련 형사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폭행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다음 다섯 가지를 합리적 의심이 가지 않게 증명해야 합니다.   1. 피의자   모든 형사 사건의 시작은 피의자입니다. 사건의 실제 가해자가 해당 피의자라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대부분 성폭행 사건의 경우 이를 입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참고로 여자 또한 성폭행의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남자만 성폭행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피해자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있어야 합니다. 대개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가 본인이 성폭행을 당했다 신고를 함으로써 수사가 시작됩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진술해서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자는 사건의 증인 신분이 됩니다. 피해자가 소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고, 경찰에 신고를 하며 진술을 한 뒤에는 피해자의 의견은 기소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이후 경찰이 기소를 결정하고 재판을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주에는 형사 합의 제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합의는 할 수도 없고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3. 성관계   여기서 성관계란 ‘삽입’을 말합니다. 어떠한 물체나, 신체의 일부분을 피해자의 신체에 넣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피해자의 신체’에는 음부뿐만 아니라 입이나 항문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구강 성교, 항문 성교 모두 성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삽입하는 것 또한 성관계로 취급됩니다. 삽입의 시간이 긴지 짧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즉, “잠깐 했는데요?”라는 말은 유효한 항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4. 피해자의 동의 없이   대부분 성폭행 사건의 경우, 위 1-3의 요건보다는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는지’부터가 쟁점이 되곤 합니다. 피해자가 동의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피해자의 진술에서 시작됩니다. 대개 성폭행 기소 사건은 피해자가 경찰 신고 시 해당 성관계에 본인 동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본인은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경우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간주됩니다. 피해자의 상태가 스스로의 판단 하에 동의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이는 동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됩니다. 술에 취한 것 외에도 이러한 상태로는 피해자가 잠이 들었던 경우, 정신을 잃었던 경우, 기타 동의를 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경우가 있으며, 이와 같은 상태인 사람과 성관계를 맺었다면 성폭행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종종 이런 사건들이 있습니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술을 마셨는데, 피해자의 마지막 기억은 술을 마시는 것까지였고 그다음에 “정신을 차려보니 상대가 (본인과) 성관계를 맺고 있었다”라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성폭행으로 기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의식이 돌아온 후에도 본인은 (놀라고 당황해서)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성폭행으로 간주됩니다. 이 경우를 ‘동의를 할 수 없었고, 동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검찰은 생각하는 것입니다.   5. 피해자의 동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사실 이 마지막 요건을 입증하는 것이 검찰 입장에서는 가장 어렵고, 실제로도 많은 사건들에서 이 부분이 가장 중점적으로 다퉈지곤 합니다. 아무리 피해자 본인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의 행동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들었다면 무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처럼, 기억이 없고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만약 피해자가 당시에 오히려 적극적이었거나 상대방을 만지고 옷을 벗기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면 이로써 성폭행이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피해자가 정신이 들었을 때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고 그전에 기억이 전혀 없지만, 무의식적으로나마 그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일 경우 ‘합리적인 의심’이 생김으로써 무죄가 되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성폭행 사건은 1 대 1로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는 ‘본인은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반면, 피의자는 ‘동의하에 한 관계이다’ 이렇게 말하며 서로 엇갈리는 것입니다. 이럴 땐 추가로 다른 증거나 진술들을 살피게 됩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이러한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말을 한 적이 있는지, 신고는 얼마 후에 했는지, 사건 후 주고받은 문자나 대화가 있는지 등을 보게 됩니다.   피해자 중에는, ‘다른 증거가 없으면 경찰이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 경찰은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진술만 있을 뿐 다른 증거가 전혀 없더라도, 경찰은 성폭행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고 대부분의 경우 기소까지 진행합니다. 왜냐하면 성폭행의 피해자가 거짓 진술을 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모로 보나 명백한 거짓말로 보이거나 거짓 진술이라는 증거가 있지 않을 경우 기소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피의자가 억울하게 기소되어 수년간 재판을 받고 고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임금 체불이 범죄?

강현우 변호사의 호주 노동법/형법 칼럼   2020년 9월 14일부로 퀸즐랜드주 형법이 개정 되면서 임금 체불 역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고용주가 최저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혹시라도 근로자가 이 사실을 관계부처에 신고하면 되려 “배은망덕하다”며 분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고가 되더라도, 고용주의 책임은 밀린 임금을 지불하면 끝나는 정도의 조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상습적이거나 체불 금액이 큰 경우 등 그 위반의 정도가 심각할 때에만 Fair Work Ombudsman (이하 FWO)의 행정 소송과 과채료 처분이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기존의 이러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나 관행을 차차 개선하고 바꾸는 것이 이번 법 개정의 가장 큰 목적으로 보입니다.   개정된 법 조문을 보면, 임금 체불은 절도처럼 ‘범죄’로 기소될 수 있으며 해당 고용주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용주가 의도를 갖고 고의적으로 근로자에게 적법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근무한 시간을 적게 산정했거나, 초과 근무나 시간외 근무, 주말, 휴일 근무의 초과 수당 미지급, 혹은 퇴직연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도 모두 포함됩니다. 고용주뿐만 아니라, 회사 내 인사부서나 관련 직원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 임금 체불 행위 등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권고했다면 마찬가지로 기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용주들은 각별히 Payroll 관련 시스템을 신경 써야하고, 합법적인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직원의 근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awards가 적용되는지, 직원의 근무 형태나 근무 시간별로 지급하고 있는 임금이 적절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의도적으로 실제 직원이 수행하던 업무와 전혀 다른 분야로 발령을 낼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처벌 받을 수 있으며, 고용주가 임의로 정해진 임금에서 실정액을 공제하고 나머지만 직원에게 지급하는 것도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직원이 실수했다는 명목으로 임금을 깎아서 주는 것)   이러한 임금 체불 관련 범죄는 FWO가 아니라 퀸즐랜드 경찰이 직접 관할하게 됩니다. 회사와 같은 법인이든 소규모 사업의 개인이든, 임금 체불 혐의가 있을 경우 고용주는 기소될 수 있으며 범죄가 확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를 돕는 사람이나 공동으로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 또한 처벌 받을 수 있으니, 고용주뿐만 아니라 HR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고용주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거나 잘 모르고 실수로 임금 체불을 했을 경우에는 무죄 주장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실수가 정황상 합리적’이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고용주가 당연히 알거나 알 수 있었던, 혹은 알아야 했던 상황이었으멩도 불구하고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법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정직하고 합리적인 실수였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항변이 가능합니다.   본 법규는 2020년 9월 14일부터 적용되므로 이 이후에 발생한 사건에만 적용됩니다.   만약 퀸즐랜드주 내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였거나 부당한 경제적 대우를 당한 근로자라면, 이제 경찰에 신고하면 됩니다. 현재로서는 빅토리아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가 퀸즐랜드와 비슷한 법규를 시행 중에 있습니다. 아마 다른 주들도 곧 따라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오랫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고용주에게 이용만 당해오던 근로자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고용주의 행태와 악습이 근절되길 기대해 봅니다.


“한인 변호사 쓰지 말라던데요?”

변호사 업무를 하다 보면 종종 의뢰인으로부터 “주변 사람들이 한인 변호사 쓰지 말라던데, 괜찮나요?” 라는 질문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싶어 되려 반문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의견을 들어본 결과 크게 두 가지 까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한인 변호사는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이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한인 변호사를 선임하여 사건을 진행해 봤더니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관련 법안이나 쟁점을 잘 파악하지 못했거나 설명을 시원하게 해주지 않았거나 혹은 심지어 영어 실력이 부족하여 의뢰인에게 실망을 안겨준 경우들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한인 변호사는 재판에서 말도 잘 못하던데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면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곤 합니다. 사실 완전히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보니 반박하는 게 쉽지 않기도 합니다.    제가 검사 생활을 하다 변호사로 개업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검사 시절 맡았던 수많은 한인 사건들에서, 의뢰인이 변호사의 무능함으로 인해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런 사건들 때문에 답답해하던 중, 한 파트너 변호사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일해보자”며 손을 내밀기에 검찰복을 벗고 변호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검사 시절뿐 아니라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다른 변호사의 손을 거치며 거의 망쳐져가던 사건들을 본 궤도에 되돌리는 작업을 하며 한인 변호사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해를 봤던 의뢰인을 접할 때가 아직도 종종 있습니다.    사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전문 직종으로서 변호사 협회를 통해 여러 까다로운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법률 조언과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하며, 여러가지 엄격한 법규들의 적용를 받는 직업입니다. 만일 변호사가 이러한 법규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위반의 정도가 심각하다면 변호사 자격 박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자격 박탈을 당한 한인 변호사 중 알려진 것만 벌써 3건이고, 이 외에도 실제로는 더 많은 관련 법규 위반 사례들이 있지만 신고를 당하지 않아 조용히 묻혀버린 경우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부 몰지각하거나 실력이 없는 변호사들 때문에 전체 한인 변호사들이 도매금으로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점 경험이 풍부하고 실력 있는 한인 변호사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 주류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여 결코 뒤지지 않게 뛰어난 능력을 펼치고 있는 한인 변호사층도 두터워졌고,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하는 변호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백인 위주의 호주 사회에서, 더더군다나 보수적이라는 법정에서 변론을 해야 하거나 호주 주류 사회에 속했다고 여겨지는 상대방과 법적 다툼을 해야 할 때, 한인 출신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까 염려하며, ‘아무래도 백인을 쓰는 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라고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경우였습니다. 다시 말해, 법률 시장에 아직도 인종 차별이 만연할 것이라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절대 사실 무근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결국 실력과 능력의 차이를 뛰어넘을 정도의 차별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한인 변호사라 할 지라도, 날카롭게 쟁점을 짚고 흠잡을 데 없이 변론했다면, 아무리 뼛속 깊은 인종 차별주의 판사라 할 지라도 어떤 법률적인 근거 없이 오로지 인종이나 출신만으로 결과를 뒤집거나 불이익을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유능한 아시아계 및 한인 변호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수록 이런 편견조차도 없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인이 한인 변호사를 선임하면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선 언어가 같아 의사소통에 오해의 소지가 적고,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상호 이해가 수월하여 업무 처리시 진행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오로지 호주에서 나고 자란 백인이나 다른 국가 출신의 변호사와 함께 일을 하다 보면 언어나 여러가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서로 이해를 잘 못하거나 불편함을 겪게 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일례로, 레바논계 사람들도 한때 레바논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백인 호주 사람을 선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비슷한 이유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유능한 레바논계 변호사들이 생겨났고, 대부분의 레바논인들은 레바논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한인 사회에서도 출중한 변호사들이 많이 나와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호주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법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경험과 잘 단련된 실력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