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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법원의 인공지능(AI) 발명자 인정판결

호주법원의 인공지능(AI) 발명자 인정판결 Thaler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879   요약 • 스티븐 테일러(Stephen Thaler) 박사는 다부스(DABUS)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발명자로 기재된 특허를 호주에 출원함.  • 호주특허청(IP Australia)은 방식심사 단계에서 사람이 아닌 발명자가 기재되었다는 이유로 거절함.   • 테일러 박사는 불복하여 연방법원에 항소, 호주연방법원은 인공지능 시스템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판결.    1. 들어가며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발명자 인정 여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발명한 것과 발명을 보조한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발명의 보호와 이용을 도모하여 산업발달을 추구하고자 하는 특허제도의 일반적 목적에 비추어 인공지능의 발명을 더욱 장려해야 하는지, 이미 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별도의 법인격적인 정의가 필요한지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 호주연방법원은 Thaler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879 케이스에서 법조문에 대한 유연한 해석과 호주특허법의 합목적에 기반하여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세계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2. 사건의 배경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인 테일러 박사는2019년 9월 17일, “음식물 저장용기 및 개선된 주의를 끄는 장치와 방법(“Food Container and Devices and Methods for Attracting Enhanced Attention”)이라는 PCT국제특허를 출원하였고 호주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국내단계에 진입하였다 (호주특허출원 제2019363177호). 테일러 박사의 특허출원서에는 “DABUS, The invention was autonomously generated by an artificial intelligence”가 발명자로 기재되었는데, 다부스(DABUS)란 “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의 앞글자를 딴 말로, 학습을 통해 자율적으로 발명을 하도록 프로그램된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테일러 박사 측에 따르면 다부스는 시스템 운영자가 요구한 특정 과제를 단순히 수행하는 로봇들과 달리 스스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도출해서 발명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라고 한다.   테일러 박사는 대한민국, 캐나다, 중국, 유럽, 독일, 인도,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영국, 미국 등 전세계 16개 국가에도 동일한 출원을 하였는데, 오직 사람만이 특허출원의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미 유럽 (EPO), 영국, 미국에서 거절되었다. 유일하게 남아공에서만 등록에 성공했지만 남아공에서는 등록 전 실체심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호주가 비인간 인공지능 시스템을 발명자로 인정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3. 호주특허청의 판단 호주특허청에서는 해당 출원의 방식심사 과정에서 사람이 발명자로 명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견제출통지서를 발부하였고, 이후 출원인 측에서는 다부스가 호주특허법상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반박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출원은 최종적으로 소멸처리(lapse)되었다.  호주특허법 제15조1항에서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자에 대해 (a) 발명자(inventor); (b) 특허가 승인될 당시 권리를 양도(assign) 받을 자격이 있는 자; (c) 발명자 또는 (b)에서 언급된 자로부터 유래된 소유권(title)을 가진 자; (d) 상기 (a)-(c)에서 언급된 자가 사망하는 경우 그 법률대리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inventor”라는 단어에 대해 호주특허법에서는 따로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은데, 이에 호주특허청에서 해당 사건을 심리한 부국장(Deputy Commissioner)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전적인 의미에 집중하여 “inventor”는 사람으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공지능은 법인격이 없기 때문에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수행할 수 없어 제15조1(b)항 또한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테일러 박사는 호주연방법원(Federal Court of Australia)에 호주특허청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했다.     4. 호주연방법원의 결정 2021년 7월 31일 호주연방법원의 비치 판사(Justice Beach)는 호주특허청의 결정을 뒤집고 사건을 호주특허청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학에서 법학과 과학을 전공하고 과학철학 석사학위도 소지한 노장의 베테랑 판사는 호주특허법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통해 인공지능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며 테일러 박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비치 판사는 판결문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만들어낸 발명에 발명자의 이름이 필요하다면 누가 발명자가 되어야 하는가? 해당 인공지능을 만든 프로그래머? 인공지능의 소유자? 운영자, 트레이너, 데이터입력자? 아니면 이들 모두? 아니면 그들중 아무도?”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율적으로 사고하며 창작물을 고안해내는 인공지능이 현실세계에 이미 실존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호주특허법에서는 발명자가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는 명시적인 정의가 없기 때문에 사람이 아닌 것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기실 “inventor”라는 단어는 “computer”, “distributor”, “lawnmower”, “dishwasher”와 같은 일반 agent 명사로 해석될 수 있어 사물(thing)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률에서 회사나 정당도 법인으로 간주되는 와중에 발명자를 사람으로만 정의하는 것은 너무 협소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아울러, 비치 판사는 테일러 박사측이 주장한, 소유물에서 기인한 파생물은 소유물의 소유권자가 가진다는 관습법의 일반원칙 (예를 들어, 땅 주인에게는 그 땅에서 수확한 곡물에 대한 소유권이 있고, 소 주인에게는 그 소에서 나온 우유에 대한 소유권이 있음)을 받아들여, 설령 다부스가 직접 권리를 누군가에게 양도하는 행위를 할 수는 없지만 다부스가 고안해 낸 발명은 다부스의 소유권자인 테일러 박사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제15조1(c)항에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참고로, 테일러 박사는 다부스의 소스코드 저작권자로서 다부스에 대한 소유권은 인정 받았다.  마지막으로 비치 판사는 공공의 이익과 정책적인 판단 또한 고려대상이었음을 언급하면서 발명자라는 용어가 사람이라는 좁은 의미로만 해석되면 컴퓨터 과학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여러 산업분야에서의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법적 용어는 맥락을 고려한 유연한 해석이 필요한데 발명자의 범위를 인공지능까지 확대하는 것은 호주특허법의 목적조항 (제2A조) (“…providing a patent system in Australia that promotes economic wellbeing through technological innovation and the transfer and dissemination of technology.”)에도 부합된다고 하였다.    5. 시사점 역사적인 이 판결이 호주법원의 최종 입장이 될 지는 미지수이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바와 같이 호주특허청은 2021년 8월 27일, 호주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법원 또한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기존의 판결에 동의할 경우 향후 인공지능이 발명에 대한 전세계의 특허출원이 호주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특허의 진보성 판단시 당업자(person skilled in the art) 기준 설정시 인공지능이 고안해 낸 발명과 사람의 발명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의 발명능력을 인공지능이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사람보다 우수한 발명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지, 과연 어떤 방향이 특허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길인지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문다. 무엇보다, 경제적 논리에 매몰될 경우 직무발명 보상이 필요없는 인공지능이 수많은 연구개발 인력을 대체하게 될 우려도 있다.   반면, 인공지능 발명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머신러닝, 제약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이미 인공지능 시스템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 흐름에 맞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치 판사가 판결문에서 인용한 호주특허법의 목적조항이 불과 얼마 전인 2019년에 신설된 조항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당시 호주에서는 개정법 초안을 둘러싸고 변리업계에서는 호주의 특허제도가 추구하고자 하는 “economic wellbeing through technological innovation”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이러한 목적조항의 삽입 자체가 특허 대상의 범위를 제한할 가능성은 없는지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비치 판사가 판결문에서 언급하여 유명해진 문구를 인용하며 본 칼럼을 맺고자 한다  “We are both created and create. Why cannot our own creations also create?”   작성일: 2021년 9월 10일 작성자: 김현태 파트너 변호사 작성도움: 곽민정 법률 사무원 (Paralegal)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지식재산

2021 호주의 지식재산권 출원 동향

2021년 4월, 호주 지식재산청(IP Australia)은 지난 한 해 동안 호주에 출원된 특허, 상표, 디자인, 식물 품종보호권 등 지식재산권 출원/등록건수를 집계한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을 발간했다.  지식재산권 출원은 신기술, 신제품 개발, 창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통상 1-3년 정도 선행해서 이루어 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출원동향의 변화는 향후 경기 예측의 바로미터로 해석될 수 있다.  COVID-19 팬데믹의 여파와 세계 경기의 위축으로 특허 및 디자인 출원건수는 각각 2%와 4% 감소한 반면, 상표출원은 반대로 8%나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특허, 상표, 디자인 각 권리별 출원동향은 다음과 같다.    □ 호주 특허 출원동향 지난해 총 호주 특허 출원건수는 29,293건으로 전년도 대비 약 2%가 감소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10년 연평균 수치와 비교시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특허 협력 조약(PCT: Patent Cooperation Treaty)을 통해 출원된 건수는 전년보다 1% 증가하여 전체 출원 중 약 72% (21,129건)를 기록한 반면, 호주 특허청에 직접 출원(Direct Application)된 건수는 전년도보다 8%가 하락한 8,164건으로 집계되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전체 출원 건수 중 외국인(Non-resident)에 의해 출원된 비율이 92%(26,894건)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호주 내국인(Resident)에 의한 출원건수 비율은 8%(2,399건)에 불과하여, 여전히 외국인 주도의 특허 확보 활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특허 다출원 외국 국가로는 미국이13,122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였고, 중국(2,358건), 일본(1,643건), 독일(1,344건) 그리고 영국 (1,253건)이 뒤를 이었다. 중국인의 특허 출원 건수가 작년대비 25% 증가하여 전체 출원건수 중 8%를 차지하면서 2년 연속 다출원 국가 2위에 이름을 올린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출원 외국기업 순위 5위 안에는 오포(Guangdong Oppo Mobile Telecommunications), LG전자, 화웨이(Huawei), 애플(Apple Inc) 그리고 퀄컴(Qualcomm)이 이름을 올렸는데 모두 테크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호주기업 중 다출원기업 상위 기업들에는 도박게임기 제조사인 아리스토크라트(Aristocrat)가 예년에 이어 1위를 지켰고, 호주 최대 연구기관인 씨에스아이알오(CSIRO), 주방기기 및 커피머신 제조업체인 브레빌(Breville), 시드니대학(The University of Sydney)과 모나쉬대학(Monash University)이 각각 순서대로 랭크되었다.     산업 분야별로는 의료기술(Medical Technology) 분야가 3,701 건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의약품(Pharmaceuticals) 분야 특허출원이 무려 21%나 증가했다. 아울러, 생명과학(Biotechnology) 분야의 특허출원건수도 4% 증가를 기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기정밀화학(Organic Fine Chemistry)과 토목공학 분야는 각각 1%, 12%씩 감소가 있었다.                            호주내 특허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2021년 8월 25일 기준으로 혁신특허 (innovation patent) (한국의 구 실용신안무심사 제도와 유사)가 폐지(신규 출원은 금지되지만 기존에 출원/등록된 혁신특허는 유지)됨에 따라 혁신특허의 폐지 전에 출원하여 등록받고자 하는 움직임이 부쩍 많아졌다. 혁신특허 출원건수는 전년 대비 2.5배가 증가하면서 총 4,586 건수를 기록했는데, 이 중 외국인의 혁신특허 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하였다. 외국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기업들의 혁신특허 출원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정식 심사를 통과하지 않고도 특허등록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 호주 상표 출원동향 2020년 총 호주 상표 출원건수는 81,702건으로 전년도 대비 약 8%가 증가하였다. 이 중 호주 내국인의 출원 건수가 17%  증가한 51, 662건을 기록한 반면 외국인의 출원 건수는 4% 감소한 30,040건을 기록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호주 국내 GDP가 작년에 7%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 출원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셈인데, 팬데믹 상황에서도 내국인에 의한 새로운 브랜드 런칭 및 신규 사업 창업이 활발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노던 테리토리 주를 제외한 다른 호주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상표 출원건수가 작년 대비 증가했는데, 다출원인이 거주한 지역은 뉴사우스웨일스주 (18,286 건)와 빅토리아주 (16,105건)로 여전히 시드니와 멜번이 속한 두 개 주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이루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상표 다출원 외국 국가로는 특허와 마찬가지로 미국(8,918건)과 중국(4,815건)이 나란히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뒤를 영국(2,215건), 독일(1,709건)  그리고 일본 (1,323건)이 차지했다. 다른 국가들의 전년 대비 상표 출원건수가 소폭 하락한 데 반해 일본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정상품 및 서비스별로 살펴 보면, 전자기기, 휴대폰 등이 속한 제9류(14,130건), 광고·도소매업 등이 속한 제35류(14,370건), 교육·컨설팅·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속한 제41류(10,816 건), 과학기술 서비스 등이 속한 제 42류(9,719건), 의류 등이 속한 제 25류(7,239건)가 상위 1위부터 5위에 올랐다. 특허와 마찬가지로 상표 출원 또한 의약품이 속한 제5류 및10류의 지정 건수가 41% 및 56%로 대폭 증가했지만 상위 5위 안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호주내 상표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호주 기업 중 다출원 상위 5개사에는 블루스콥 스틸 (Bluescope Steel), 블루 문 히로(Australia Blue Moon Hero), 아리스토크라트 (Aristocrat Technologies Australia), 콜스(Coles Group), 피나클(Pinnacle Liquor Group)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화웨이 (Huawei Technologies),  노바티스 (Novartis AG), 애플 (Apple), 아마존 테크놀로지 (Amazon Technologies), 존슨앤존슨 (Johnson & Johnson)이 각각 1위에서 5위까지 랭크되었다.     □ 호주 디자인 출원동향 2020년 호주 내 디자인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약4% 하락한 7,165건을 기록하였는데, 내국인 (-3%) 및 외국인(-5%) 모두 출원건수 하락을 보였다.  로카르노 분류법에 의한 개별 산업분야별로는 운송기기 등이 속한 제12류, 통신장비 등이 속한 제14류, 의료 및 실험실 장비 등이 속한 제24류, 포장용기 등이 속한 제9류 등이 다출원 디자인으로 확인되었다. 전체적으로 호주 내국인들의 출원은 섬유/패션용품에 집중된 반면 외국인들의 출원은 소비자 및 보건기술 관련 디자인에 치중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외국인 다출원 국가 순위로는 미국 (1,853건), 중국 (486건), 영국 (358건), 일본 (262건), 그리고 독일 (220건) 순이었다. 미국이 여전히 순위로는 1위였지만 출원 건수로는11퍼센트나 감소한 반면 중국은 31%, 그리고 영국은 59%나 증가하였다.  다출원인 순위에서는 호주 국내 기업 중 패션사인 짐머만웨어(Zimmermann Wear)가 1위, 외국 기업 중에서는 필립스 (Philips)가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구글 (Google)이 이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 시사점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으로 호주 내 지식재산권 출원건수의 약세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하락폭이 그다지 크지 않아 비교적 선방을 했다는 평가이다. 오히려 호주 내 상표 출원건수, 특히 내국인의 출원 건수는 대폭 증가하였고, 이것은 내수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어 고무할 만한 일이다.  특허, 상표, 디자인 전 분야에 걸쳐 의약품, 레저, 아웃도어 제품 관련 건수가 늘어난 것은 비단 호주만의 일로 볼 수는 없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산업지형 변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허의 경우 2021년 8월 혁신특허 제도의 폐지가 예정되어 있는 관계로 폐지 전 출원러쉬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앞다투어 출원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전년도와 마찬가지도 특허, 상표, 디자인 전 분야에서 호주 내 다출원 국가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미국의 경우 건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 중국은 증가하여 양국 기업의 출원건수 격차가 좁혀 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호주에 무역보복을 가하는 등 정치, 경제적으로 호주와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호주 내 특허, 상표 확보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호주 내 의약품, 진단기기, 화장품, 식품 등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확보 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필자에게 호주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 등록을 위한 상표등록 의뢰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호주 수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식재산

호주특허청 2020/10/1기준 관납료 인상안내

  호주특허청의 관납료가 2020년 10월 1일부로 일부 인상되었습니다. 주요 변동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특허: 청구항 개수에 따른 설정등록 가산료 인상; 등록/유지연차료 인상 상표: 출원관납료 인상 (비고시 상품/서비스명칭 이용시) 디자인: 등록갱신료 인상  항목별 주요 인상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주달러AUD기준). 호주특허 인상전 인상후 설정등록료 납부시 청구항 수에 따른 가산료 (20개 초과 30개 이하, 추가항당) $110 $125 설정등록료 납부시 청구항 수에 따른 가산료 (30개 초과, 추가항당) $110 $250 등록/유지연차료 5년차 $300 $315 등록/유지연차료 6년차 $300 $335 등록/유지연차료 7년차 $300 $360 등록/유지연차료 8년차 $300 $390 등록/유지연차료 9년차 $300 $425 등록/유지연차료 10년차 $550 $490 등록/유지연차료 11년차 $550 $585 등록/유지연차료 12년차 $550 $710 등록/유지연차료 13년차 $550 $865 등록/유지연차료 14년차 $550 $1050 등록/유지연차료 15년차 $1250 $1280 등록/유지연차료 16년차 $1250 $1555 등록/유지연차료 17년차 $1250 $1875 등록/유지연차료 18년차 $1250 $2240 등록/유지연차료 19년차 $1250 $2650 등록/유지연차료 20년차 (의약품특허) $2550 $4000 등록/유지연차료 21년차 (의약품특허) $2550 $5000 등록/유지연차료 22년차 (의약품특허) $2550 $6000 등록/유지연차료 23년차 (의약품특허) $2550 $7000 등록/유지연차료 24년차 (의약품특허) $2550 $8000 호주상표 현행 인상후 일반상표 출원료 (비고시 상품/서비스명칭 사용시, 류당) $330 $400 시리즈상표 출원료 (비고시 상품/서비스명칭 사용시, 류당) $480 $550 호주디자인 현행 인상후 등록갱신료 (추가 5년 연장) $320 $400 상세한 관납료 인상내역은 호주특허청 웹사이트의 list of the fee changes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ip@hhlaw.com.au로 연락주십시오.  


지식재산

직무와 관련된 발명 특허의 소유권

어느 자동차 회사의 세일즈맨으로 일하던 홍길동은 자동차를 팔려면 누구보다 자동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틈틈이 자동차의 동작 원리와 각종 부품에 대해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일즈맨 홍길동의 지식은 깊고 방대해져서 웬만한 자동차 연구원들과 최신 기술에 대해 토론해도 뒤지지 않을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세일즈 팀의 매니저는 홍길동을 기특히 여겨 홍길동이 세일즈 업무 외 여가시간을 이용해 각종 자동차 전시회 및 학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이에 보답하듯 홍길동은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여러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메모를 했다가 연구소와 고객 센터에 전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홍길동은 음성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중 우연히 이 기능을 자동차에 탑재하면 얼마나 편리할까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이때부터 홍길동은 매일 퇴근 후 집에서 연구, 조사에 매달렸고 한 달여 후 운전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가령 “운전석 문 열어”,  “조수석 창문 내려” 등과 같은) 자동차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음성과 동일한지 비교한 후 자동으로 이를 실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홍길동은 이 아이디어를 회사 몰래 개인 이름으로 특허등록을 받아 사업을 진행해볼까도 고민하다가 왠지 개운하지 못한 마음이 들어 다음날 본사 상품기획팀에 아이디어 제안 형식으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홍길동은 이 메일에 회사가 이 기술을 채택하면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도 적었습니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나도 아무 답변을 듣지 못한 홍길동은 우연히 신문을 읽다가 내년부터 출시되는 자사의 모든 자동차 모델에 도어 및 윈도우 자동 개폐가 가능한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이 기사에는 회사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특허등록에 성공하면 다른 회사들로부터도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홍길동은 곧바로 본사 상품기획팀에 전화를 걸어 해당 발명은 자신이 고안한 것이므로 본인에게 적절한 (상당액의) 보상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상품기획팀 담당자는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법무팀 담당자 연락처를 줬고, 이를 전달받은 법무팀 담당자는 홍길동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의 종업원이 개발한 발명은 자동적으로 회사의 소유가 되므로 홍길동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러한 일이 실제 호주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호주의 특허법인 Patents Act 1990 상에는 직무 발명과 관련된 명시적 조항이 없어 판례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주의 직무발명 법리에 큰 영향을 미친 1995년도 영국 케이스인 Patchett v Sterling Engineering Coy Ltd (1955) 72 RPC 50에 따르면 고용계약서 상에 따로 정함이 없는 한 종업원의 충실의무 (fiduciary duty)에 근간하여 종업원의 발명은 고용주가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호주의 랜드마크 직무발명 케이스였던 Spencer Industries v Collins (2003) 58 IPR 425에서는 재생타이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Collins가 퇴근 후 자발적으로 재생타이어 제조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칼날을 개발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Collins의 고용주였던 Spencer Industries는 이 발명에 대한 소유권이 회사에 승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해당 발명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Collins의 직무 범위 밖의 일이라 회사가 권리 승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판례로 Victoria University of Technology v Kenneth Wilson and Ors [2003] VSC 33에서 교직원이자 부설 연구소장으로 일하던 Wilson과 Feaver는 컴퓨터 온라인 trading system을 개발하여 본인들이 주주로 있는 회사를 통해 특허 출원을 했는데,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대학과의 신의를 저버린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여 특허의 소유권을 대학에 양도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Full Federal Court에서까지 다투었던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v Gray [2009] FCAFC 116에서 법원은 대학과 Gray 박사와의 고용계약서 상에 지식재산권의 자동 양도 조항이 암묵적 (implied)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대학 측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Gray 박사가 연구 주제를 자유롭게 고르고 외부 프로젝트 수주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학 측이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Gray 박사가 고안한 발명에 대해 대학 측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직무 발명의 소유권 판단 시 해당 종업원의 발명이 직무 발명에 해당하는지, 즉 담당하고 있는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명이 고안된 것인지, 회사의 시설물 (컴퓨터, 연구기자재 등)을 이용했는지, 고용주의 지시를 받고 발명에 착수했는지 등은 중요한 고려 사항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련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용계약서 상에 직무 발명의 범위, 승계 여부, 보상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여 고용주, 피고용자 모두 추후에 있을 분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 Email: info@hhlaw.com.au / Phone: +61 2 923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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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디스커버리 제도(Preliminary Discovery)

fizer Ireland Pharmaceuticals v Samsung Bioepis AU Pty Ltd [2017] FCAFC 193의 케이스를 통해 살펴본 최근 판례 동향    요약:  • 특허침해소송 제기 전 특허권자인 화이자는 침해 의심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특정 문건 제출을 요구하는 ‘사전 디스커버리’ 명령을 신청  • 2016년, 1심 (Federal Court of Australia): 화이자의 신청은 사전 디스커버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에피스 손을 들어줌: 화이자 패, 에피스 승.  • 2017년, 2심 (Full Federal Court of Australia): 사전 디스커버리 요건은 제출된 증거 (전문가 소견)에 대한 객관적 사실 여부가 아닌 화이자 측의 심증이 합리적인 것인지를 묻는 것임. 화이자는 요건을 충족시켰음: 화이자 승, 에피스 패 – 에피스 측에 화이자가 요청한 문건을 제공할 것을 명령  • 2018년 5월, 3심 (High Court): 에피스의 항소 Special leave 신청 거부당함: 최종 화이자 승, 에피스 패  •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사전 디스커버리 제도 적극 사용 (상대의 특허침해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상대가 가진 정보를 받아보고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이 유명한 어구는 자신과 상대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상대가 있는 싸움, 즉, 전쟁이든, 협상이든, 스포츠 경기든 아니면 도박에서든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법정 소송 또한 마찬가지인데 상대가 가진 정보나 증거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자신있게 소송에 임할 수 있고 혹여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면 최대한 송사를 피해 다른 해결 방법이 있는지 모색할 것입니다.  영미법 국가의 민사소송 절차 중 디스커버리 (discovery) 제도는 한국어로 증거개시 또는 상대방에 대한 문서제출 요구 등으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이 디스커버리 제도는 사실심리 전 당사자 간 보유한 증거를 서로의 요청에 따라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공판 (hearings and trials) 전 상대가 가진 패를 확인함으로써 추후 예상치 못한 증거 (surprise)와 맞닥뜨리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상대의 증거를 본 후 소송을 계속할 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합니다. 물론,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예를 들어 변호사-의뢰인 간 특권에 따른 보호 문서 (client legal privilege))는 증거 제공을 거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당한 요구에 불응하면 법원으로부터 제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디스커버리 제도 덕에 많은 수의 소송 사건들이 중간에 당사자 간 합의 (settlement)로 종결되고는 하는데, 서로가 가진 증거를 교환해서 검토해보면 어느 정도 승패를 가늠할 수 있고 법률비용을 계속 지불하면서 끝까지 소송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양보하면서 종결하는 것이 피차 이익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미법계인 호주에서도 민사소송시 이 디스커버리 제도가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호주 연방법원규칙 (Federal Court Rules 2011) 제7.23조에서는 소송의 시작 전, 즉 소장을 제출하기 전에도 법원에 요청해 상대의 증거를 받아볼 수 있는 ‘사전 디스커버리’ (Preliminary discovery) 제도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전 디스커버리’ 조항은 과거 매우 보수적으로 적용되어 법원으로부터 이 명령을 받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상대에게 민감한 (통상 영업비밀에 가까운) 정보 또는 자료를 요청한다고 해서 기꺼이 제공해 줄 리가 만무하고, 보통은 이런 요구가 동종업계의 경쟁자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신청인은 적극적으로 방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런 요구를 하는 신청인의 입장에서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어 섣불리 소송을 제기했다가 역풍을 받을 우려도 있고, 그렇다고 소송을 안하자니 상대 (경쟁자) 제품의 시장 잠식이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 살펴볼 사건의 경우처럼 약품과 관련된 특허소송의 경우 그 제조방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어서 소송 전 분석절차가 매우 중요한데 상대가 가진 정보를 사전에 획득할 수 있다면 소송 여부 판단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사용될 것입니다.    아래 소개할 최근 호주에 있었던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 (Pfizer Ireland Pharmaceuticals)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호주 법인 (Samsung Bioepis AU Pty Ltd)간의 소송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다 이 ‘사전 디스커버리’에 대한 호주법원의 정리된 판례라 의미가 있습니다.    사건 개요  삼성바이오에피스 (이하 에피스)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바이오젠이 합작해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전문 회사로 주로 바이오시밀러 (복제약)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고, 이렇게 개발한 복제약은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생산한다고 합니다.  2016년 에피스는 호주의 식약청 격인 TGA (Australian Register of Therapeutic Goods)에 이타너셉트 (Etanercept) 성분이 함유된 두 건의 약품을 ‘브랜지스’ (BRENZYS)라는 이름으로 신청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화이자가 특허를 갖고 ‘엔브렐’ (ENBREL)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화이자의 엔브렐은 이타너셉트를 이용한 최초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전세계 류마티스질환 치료제 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에피스가 호주 TGA 승인을 획득한 ‘브랜지스’ 제품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만한 확증이 없었습니다. 화이자는 에피스가 호주 TGA승인을 위해 제출한 문건 중 ‘브랜지스’의 제조공정이 포함된 문건을 입수할 수만 있다면 자사 특허침해 여부에 대해 더 면밀히 판단 후 소송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호주 연방법원규칙 제7.23조에 의거 ‘사전 디스커버리’ 명령을 구하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에피스는 이 요구를 거부하면서 아래와 같은 법원의 1심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1심 Federal Court of Australia (단독재판부):  제7.23조에 따르면 법원이 사전 디스커버리 명령을 내려줄 수 있는 조건으로, 신청인이 그런 명령을 청구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합리적으로 믿고 있고; 여러번 상대에게 문의를 했지만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했고; 상대가 해당 증거를 직접적으로 통제(보유)하고 있고; 상대의 증거를 받아보는 것이 소송 시작 여부에 도움이 된다는 합리적 믿음이 있을 경우 등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화이자의 제조공정기술 책임자인 Dr Ibarra는 자사 특허의 내용과 관련 제품의 제조공정에 대한 전문가 소견서 (expert opinion)를 자사 법무부팀장인 Mr Silvestri에게 보고했고, 화이자는 Dr Ibarra의 소견에 따라 법원에서 에피스의 브랜지스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맞서 에피스 측은 교수인 Professor Gray의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상대의 증거만으로는 에피스의 브랜지스 제품이 화이자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볼 만한 합리적인 믿음을 가지기에 불충분하다고 반박했습니다.  1심의 단독재판부 (Burley J)는 화이자의 주장은 단순한 의심 (mere suspicion)에 불과해보이고 화이자가 제출한 전문가 소견은 에피스의 제품이 특허침해로 보인다는 합리적인 믿음 (reasonable belief)를 갖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에피스의 손을 들어줬스비다. 나아가 Burley 판사는 브랜지스와 엔브렐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라는 단순한 사실이 두 제품의 제조공정도 동일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에피스의 승, 화이자의 패였습니다.    2심 Full Federal Court of Australia - “reasonable belief” 에 대해 다른 견해  화이자의 항소로 열린 합의 재판부의 항소연방법원에서는 3명의 판사 모두 1심 법원의 판결이 잘못되었다며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합의 재판부는 호주 연방법원규칙 제7.23조에 대한 판단은 침해여부를 다루는 미니 재판 (mini-trials)이 아니며, ‘사전 디스커버리’ 제도의 취지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정식 재판에 앞서 비용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당사자의 판단을 도와주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서로 배치되는 당사자 간 전문가 소견 (특허침해 가능성 등)에 대해 누가 맞고 누가 틀리고를 따지는 사실판단 (factual correctness)이 아닌 화이자측의 합리적 믿음이 중요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화이자 승, 에피스 패였고, 재판부는 에피스에게 요청받은 문건을 화이자 측에 제공하라고 명령했습니다.    3심 Application for Special leave to the High Court  2018년 5월 에피스는 호주 연방대법원 (High Court)에 항소를 위해 특별허가 (special leave)를 신청했지만, 연방대법원의 Nettle J와 Gordon J 판사들은 2심 재판부의 판단에 틀린 점이 없음을 확인해주면서 특별허가를 거부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화이자 승, 에피스 패였습니다.    시사점  이 판결은 특허침해시 정황에 있어 사실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요구했던 기존 법원의 태도가 주관적 (그러나 합리적인) 믿음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쪽으로 전환된 것을 보여줍니다. 즉, 제7.23조의 워딩을 일반적인 의미 (ordinary meaning)인 액면 그대로 해석해 신청인 측의 합리적인 믿음이 주관적으로 형성 (subjectively held)된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통일된 의견이 나온 것입니다.  이는 특허권자에게는 희소식이고 시장의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판결입니다. 특허권자는 침해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사전 디스커버리’ 제도를 적극 이용한다면 소송을 시작하지 않고도 상대의 증거를 받아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고, 이렇게 입수한 증거를 토대로 상대를 압박해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도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생명공학이나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관련된 특허에서 점점 리버스 엔지니어링 (역공학 원리) 등을 이용한 구조 분석이나 제조공정이 추리가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하면 호주의 ‘사전 디스커버리’ 제도는 충분히 강력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신청인 입장에서는 ‘사전 디스커버리’ 요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주관적인 믿음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런 믿음에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주장해야 합니다. 신청인이 제시한 근거에 대한 사실여부 논쟁만으로는 상대의 창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