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사업과 상표 침해

2019년 6월 19일

호주는 한국처럼 음식 배달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음식 배달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자전거 또는 자동차로 음식을 실어 나르는 모습들을 길거리에서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중 잘 알려진 업체들이 바로 딜리버루(Deliveroo), 푸도라(Foodora), 우버 잇츠(Uber Eats) 같은 곳입니다. 이들은 여러 음식점과 계약을 맺어, 소비자들이 이 업체들의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면 배달원들이 음식점에서 픽업하여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달 업체들은 각 음식점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배달원은 음식값에 추가로 붙는 배달료를 가져가는 구조인 듯 합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배달 사업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배달 업체들로서는 최대한 많은 음식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무리수를 두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지에, 시카고 소재 음식점인 버거 앤틱스(Burger Antics)가 음식 배달 전문 업체 도어대시(DoorDash)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이는 도어대시가 사전 동의 없이 버거 앤틱스의 메뉴판과 상호를 웹사이트에 올리고 배달이 가능한 것처럼 광고한 것이 문제가 된 사안이었습니다. 버거 앤틱스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들은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고객으로부터 다 식어 빠진 버거가 배달 왔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어 이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도어대시는 미국에서 600개 이상의 음식점과 계약을 맺고 대셔(dasher)라고 하는 배달원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업체인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버거 앤틱스와 같은 사건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일종의 ‘아니면 말고’ 식의 고의적인 영업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자사 웹사이트에 여러 음식점의 메뉴를 올린 후 주문을 받다가 위와 같이 문제가 발생하면 그제야 슬그머니 내리는 행태를 취해왔다고 합니다. 2015년 11월에도 캘리포니아 소재 유명 체인인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가 도어대시를 상대로 자사의 로고와 메뉴의 무단 사용을 즉각 중지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소송은 합의로 종결되었는데 아마도 도어대시가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이런 일이 호주에서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은 상표권과 저작권법 침해 소지가 있고 아울러 소비자 법 위반 혐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 중 요식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본인들의 가게 이름과 메뉴가 어디선가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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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 Kim 김현태

수석변호사·상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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